나의 이야기

교훈을 주는 명언

짱구는옷말려요 2019. 12. 8. 18:24

교훈을 주는 명언




다시는 그를 무릎 꿇리지 마라


  9.11 테러 이후 미국에서는 소방관들이 ‘작은 영웅’ 대접을 받았다. ‘이름 없는’ 그들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는지 새삼 드러난 까닭이다.

    <사기>를 쓴 사마천 역시 ‘이름 없는’ 이를 주목한 적이 있다. 바로 조사였다. 조사는 조(趙)나라의 장수였으므로 ‘이름’을 남겼지만, 그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만 해도 초라한 신분에 불과했다.

 



 

  그는 하급관리로 조세를 담당하고 있었다. 어느 날, 지독하게 세금을 안 내는 사람을 발견했다. 평원군. 당시 빈객 3,000을 거느리고 있던 세도가였다.

  조사는 몇 번이나 세금 납부를 권했다. 하지만 소귀에 경 읽기였다. 온 나라가 아는 권력자 가문에 하급관리의 말이 씨가 먹혔을 리가 없었다.

 



  조사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했다. 자신이 쓸 수 있는 온 힘을 동원해서 법을 근거로 재무를 관리하는 집사 9명을 잡아들였다. 평원군의 집은 발칵 뒤집어졌다.




 

  평원군이 조사를 불러들였다. 그는 세금을 징수하는 하급관리쯤은 한 칼에 죽여버릴 수도 있는 지위에 있었다. 조사는 그런 평원군 앞에서도 할 말은 했다.

 

  “당신은 왕족입니다. 왕족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국법이 권위를 잃습니다. 그러면 나라가 쇠약해져 주변국들에 먹혀버리고 말 것입니다.”

  지당한 말이었다. 평원군은 조사의 그릇을 알아보고 그를 왕에게 추천했다. 왕은 조사에게 국가 전체의 세금관리를 맡겼다.

 




  조사의 이야기는 인상여와 염파 사이에 등장한다. 사마천이 으리으리한 인물들 사이에 하급관리로서 출세한 조사의 이야기를 집어넣은 건 ‘이름 없는’ 영웅이 얼마나 중요한 것을 알리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사마천 자신도 살아서는 비참한 일도 많이 겪은 역사 서술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어떤 왕과 제후보다 쟁쟁한 이름을 얻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인상여와 염파들 사이에서 낮은 직급에 있지만 큰 틀에서 세상을 볼 줄 알고, 더불어 자기 일에 충실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조사처럼 특별한 사건이 찾아오지 않는 한 이름 없이 살다가 이름 없이 묻힐 가능성이 높지만, 그들은 우리 사회를 받치는 보이지 않는 기둥들이다. 그런 이들을 무릎 꿇리는 일은 다시없어야 한다.

 

참고>

황효순, <사마천이 찾아낸 사람들>, 글마당, 2014, 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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