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보편적 가치

짱구는옷말려요 2019. 12. 1. 16:21

보편적 가치




보편은 힘이 세다






ㆍ보편 : 1. 두루 널리 미침. 2. 모든 것에 공통되거나 들어맞음. 또는 그런 것.

얼마 전 세계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순위가 발표됐다. 1위에서 10위 안에는 코카콜라(5위)와 맥도널드(9위)가 들어 있었다. 음식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기업이 당당하게 2개나 올라 있다. 요즘처럼 먹거리가 흔한 세상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절반 이상이 ‘음식 메뉴’가 브랜드 가치 순위를 점령하지 않았을까.






청어라는 고기가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잘 잡히고 저렴하다는 것이었다. 청어는 잡는 시기가 정해져 있었다. 9월에서 10월 사이에 준트 해협에 몰려들었다. 스웨덴의 대주교 올라우스 마그누스는 ‘북방민족의 역사’(1555)란 책에서 당시의 풍경을 이렇게 묘사했다.



“청어는 풍부하게 공급되기 때문에 매우 싸게 살 수 있다. 그것들은 엄청나게 몰려들어 바닷가에 스스로를 바치는데, 어부들의 그물을 찢어놓을 정도일 뿐만 아니라, 그것들이 떼로 몰려들 때는 도끼나 미늘창을 그 한 가운데 꽂으면 꼿꼿하게 서 있을 정도이다.”



청어로 가장 득을 본 사람은 독일 북부 지역의 뤼베크였다. 뤼베트는 인근의 뤼네부르크에서 가져온 소금을 가져와 청어를 절였다. 가공, 유통, 염장용 소금 공급으로 부를 쌓았다. 이를테면 재료를 받아와 적절하게 유통시키는 것으로 돈을 번 맥도널드와 비슷했다. 그들은 유통방식의 혁신으로 부를 창출했다.






1350년에는 ‘청어’를 보다 여유롭게 유통할 수 있는 방법이 발견됐다. 네덜란드의 빌럼 뵈켈스존(Willem Beukelszoon)은 청어를 잡자마자 내장을 빼고 소금을 뿌리는 대신 간수에 절였다. 청어 저장법으로 안 그래도 길지 않은 어획 기간 동안 운반까지 해야 하는 수고를 들었다. 게다가 청어값이 더 떨어졌다. 이전보다 더한 박리다매가 가능해졌다.






뤼베크는 한자동맹의 중심지로 번영했다. 한자동맹은 13세기에서 17세기까지 바다를 주름잡았고 동맹도시가 많을 때는 90개에 이르렀고 국가 이상의 힘을 발휘했다. 뤼베크는 ‘한자동맹의 여왕’ ‘영광 중의 영광’으로 불리었다. 청어 덕분이었다.



청어는 ‘상품’의 핵심을 안고 있다. 맥도널드나 코카콜라처럼 누구에게나 상관이 있어야 할 것. 필요성에 비해서 저렴해야 할 것. 언제든 접할 수 있어야 할 것. 희귀하고 고가의 무엇이 브랜드 가치에서 상위에 랭크되는 경우는 없다. 값싼 물고기 청어처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






문화의 측면으로 들어와도 값싸고 유통이 잘 되어서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콘텐츠가 늘 대세다. 저렴한 폰만 있어도 재생 가능하고 충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대중음악이 지금 이 시대의 ‘청어’일런지도 모른다. 예를 들자면…….



참고>

김문기 외, <해양사의 명장면>, 산지니,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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