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코로나 블루 극복

짱구는옷말려요 2020. 12. 5. 18:58

 

 

 

전쟁의 와중에도 ‘일상’은 중요했다

 

 


“꽃 사세요!”

 


사내 하나가 꽃을 가득 꽃수레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그 곁에는 바구니를 든 여인도 보인다. 따뜻한 봄날 수레 가득 봄의 전령을 싣고 봄날을 파는 한가한 풍경으로 보인다.

 

 

 


영동(강원도 대관령 동쪽) 지역 고등학생이 한여름에 육상대회를 벌였다. 삼척공고가 우승했다. 학생들은 지도교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7월13일, 한 여름에 벌인 젊음의 축제였다.

 

 

 


그해 3월, 대전에 있는 한 초등학교(초등학교)에는 교장이 학부형들에게 편지를 부쳤다. 여러 학교에서 풍금을 단체 구매하는데 판매대금을 십시일반 모아서 구매에 참여하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교장은 꽃피는 봄날, 아이들이 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즐거운 풍경을 내내 마음에 떠올리며 편지를 써내려 갔을 것이다.

 

 

 


세 장면이 벌어진 해를 순서대로 나열하면 1952년, 1952년 7월, 1952년 3월이다. 그렇다. 6.25 전쟁이 한창이던 때였다. 1952년 김환기 화백이 ‘꽃장수’라는 제목의 작품을 그렸고, 삼척공고는 1952년 7월13일 영동육상대회에서 우승하고 기념사진을 찍었고, 같은 해 3월 대전의 삼성국민학교에서는 풍금을 다시 사려고 학부모를 상대로 모금을 했다.

 


전쟁의 와중에서 일상으로 혹은 일상의 감정으로 복귀하려고 애를 쓴 느낌이다. 전쟁 중인데 자숙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까지 든다. 누군가는 운동장을 달리는 고등학생들을 보면서 “철 모른다”고 말했을 지도 모른다.

 


정말 철 없는 짓들이었을까?

 

 

 


1990년 이라크 전쟁 당시 전장 인근 주민들의 심근경색 발생 빈도를 조사했다. 그러자 심근경색 발생률과 포격횟수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격이 시작되면 심근경색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1994년 LA 부근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지진으로 사망한 사람도 있었지만, 이보다 더 많은 이들이 동일한 시간대로 심장마비로 돌연사했다.

 


도한 911 사태 직후 심장부정맥 발생이 두드러진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일상의 기억을 되살리려는 노력은 어쩌면 본능일런지도 모른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피하려는 무의식적인 방어기제.

 


코로나 블루가 공기를 눅눅하게 만든다. 일상으로 복귀할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일상의 느낌’을 살리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어울리지 않는 유쾌함과 쾌활함은 ‘광대짓’이 아니라 치유의 몸짓일 것이다.

 


일상으로의 복귀가 안 된다면, ‘일상과 가장 비슷한 일상’을 복구하려고 애써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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