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공과대학
인도를 살찌운 두 개의 ‘시간’
인도는 IT 산업이 발달했다. 구글의 대표이사인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와 맥킨지 임원이었던 라자트 굽타(Rajat Kumar Gupta)도 인도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는 사람의 36%, IBM 엔지니어의 28%, NASA 직원 중 32%가 인도 공과대학을 나왔다.
왜 이렇게 강할까?
전통적인 수학강국에다 영국 식민지를 거치면서 나름대로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게 된 것 외에도 두 개의 ‘시간’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다.
첫 번째 시간은 말 그대로 24시간으로 구분하는 그 ‘하루’라는 시간이다. 인도는 미국과 정확하게 12시간 차이가 난다. 실리콘 플레인과 실리콘 밸리에서 작업 중인 스프트웨어는 아침에 이어받아 쉬지 않고 작업할 수 있는 시차다. 절묘한 협업이 이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IT 쪽으로 실력이 강화됐다.
두 번째는 과거의 시간으로부터 벗어 나려는 몸부림이다. 인도는 80%이상의 국민이 힌두교를 믿는다. 힌두교를 대표하는 단어 중의 하나가 카스트다. 개혁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뿌리 깊은 영향력을 가지고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카스트는 직업에 따라 신분이 나뉜다. 승려는 브라만, 귀족과 무사는 크샤트리아, 농민과 상민, 연예인은 바이샤, 수공업자와 하인, 청소부는 수드라, 그 밑으로는 소위 불가촉천민이 있다.
IT 산업과 관련된 직업은 카스트 제도에 없다. 무어라 규정할 수 없는 직업인 셈이다. 낮은 계급의 인도인들에게는 ‘조금만’ 노력해도 신분 상승에 빈곤 탈출이 가능한 직업이다.
인도 공과대학의 경쟁률은 엄청나다. 과거의 시간으로 벗어나려는 인도인들이 몰려 평균 53:1의 경쟁률을 자랑한다.
국내 취업에 성공하면 연봉 1,000만원, 해외 취업에 성공해 구글 같은 곳에 들어가면 (2015년 기준으로) 1억4,000만원의 임금이 보장된다. 계급 탈출에 가난 탈출, 이 두 마리 토끼를 어찌 거부할 수 있을까.
참고>
남영우 박선미 손승호 김걸 임은진, <아주 쓸모 있는 세계 이야기>, 푸른길, 202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