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 “평양에 4~5만 명이 군인들이 들이닥쳐 주둔할 터인데, 이들로부터 여성들을 보호해줄 수 없으니 모든 젊은 한국인 부녀자들은 서둘러 집에서 나와 산이나 먼 곳으로 피해있으라.” 러일전쟁 직전, 평양에서 벌어진 일이다. 일본 영사가 저런 글을 써서 시내의 주요 대문에 방을 붙였다. 1945년 8월, 미군이 들어오기 전 여자들에게 ‘몸뻬’를 겹겹이 입으라고 한 지침이 연상된다. 젊은 여자들이 피신을 했다. 이들을 보호하려고 몇몇 남자들이 함께 길을 나섰다. 그렇게 일본군은 자국 관리들도 감당치 못할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한반도에 들어왔다. 1906년 4월30일, 선교사 노블 여사가 쓴 일기에는 일본 군인들의 행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살던 집에서 쫓겨난 가족, 좋은 땅을 ..